"당신은 예배자입니까?"
신앙생활의 본질은 예배입니다. 신앙생활이란 교회에서 진행되는 행사나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과 ‘생활’이 함께 단어를 이루고 있듯 살아가는 생활 자체, 즉 삶의 영역 전부가 신앙생활입니다. 참된 예배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이고 하나님을 섬기는 생활입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은 예배당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혹, 신앙생활을 주일에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을 하고서 하나님을 위한 헌신, 희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참된 예배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하나님과의 사귐을 누리며 생활하는 믿음의 삶이 곧 예배입니다. 예배와 삶을 분리시키는 것은 종교 활동이 되게 만듭니다. 예배에 대한 이해는 성도들에게 중대한 문제입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이유도, 구원하신 이유도 모두 하나님과의 사귐, 즉 예배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저자 김효남 교수님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퓨리탄 신학교(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와 칼빈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와 학위과정을 마쳤습니다. 현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 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면서 은가람 개혁교회에서 설교와 교리 공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에도 사무엘 밀러의『장로회주의』와 존 프레임의 『기독교를 생각하다』등과 조엘 R. 비키의 저서들을 번역‧소개하여 한국교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본서는 크게 3가지의 줄기로 내용을 풀어갑니다. 먼저는 예배의 본질에 대해 다룹니다. 저자는 예배의 대상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향해 있습니다. 현재 만연되어 있는 인간 중심적인 예배의 문제를 비판하고, 우리가 예배하며 나아가는 대상이 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구속하신 언약의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 중심적 예배는 타락한 예배이며, 하나님 중심을 벗어난 탈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삶의 축소판
다음으로 예배의 회복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예배는 성도의 삶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예배하는 삶은 우리의 삶을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바꿉니다. 예배가 사람 중심이 되고, 소비자를 기쁘게 하는 방식이 되면 삶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기 배를 위한 삶이 되고 맙니다. 예배는 삶의 축소판이기 때문입니다. 예배가 타락하게 되면,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감격이 사라지고, 견디는 예배가 되고 시간을 매우는 건조한 형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예배가 타락하면, 삶도 타락
예배가 타락하게 되면 삶도 타락합니다. 타락한 예배는 우리의 일상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예배의 삶, 하나님 나라의 삶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쟁터요, 정글의 삶이 되게 만듭니다. 예배의 타락은 필연적으로 삶의 타락을 불러옵니다. 예배는 우리의 삶을 조정하고 변화시키는 열쇠와 같습니다. 삶과 분리된 제사를 하나님은 미워하고 물리치십니다. 하나님 중심에서 떠난 인간중심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삶과 분리된 인간중심의 예배에서 회개하고 돌이켜야 예배하는 삶이 가능해집니다.
자아가 아닌 교회아
마지막으로 예배의 실천을 강조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교회로 부르셨습니다. 또한 새로운 삶으로 불러내셨습니다. 크게는 3가지의 소명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첫째는 교회를 이루어가는 소명입니다. 교회로의 부르심은 보편적인 부르심으로 모든 성도들이 피할 수 없는 부르심입니다. 한 사람이 거듭날 때 그 사람은 교회의 일원이 됩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모든 사람은 교회의 모성적 돌봄 없이 생존해 갈 수 없습니다. 자아(自我) 중심의 삶이 아니라 교회 중심의 교회아(敎會我)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기부인이 없는 삶은 거듭나지 않은 이들의 삶이며,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입니다. 교회로의 소명이 없는 예배는 자기영광, 자기중심, 자기만족을 위한 타락한 예배로 변질됩니다.
보편적인 부르심인 교회를 통해서 우리는 믿음의 가정으로 살아갈 힘과 세상에서 예배하는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성도들은 주님과 함께 세상을 다스리면서 살아갑니다. 세상이 통치하는 방식인 권력과 돈, 명예와 폭력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같은 방식으로 다스립니다. 사랑과 정의로, 거룩과 용서로 세상을 통치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희생을 마다치 않고 사랑하셨듯이 자기부인과 희생, 헌신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삶입니다.
셋째는 세상에 대한 소명입니다. 교회는 예배하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종교인들이 모이고 양육되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성‧속이 구분되지 않는 예배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합니다.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라 예배하는 사람이 되게 만드는 곳이어야 합니다. 중세의 가장 종교적인 사람들은 사제들이었지만, 그들이 가장 부패하고 타락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직업과 일터는 하나님의 뜻이 있어 두신 곳입니다. 삶에서 예배하는 소명을 잃어버리면 맛 잃은 소금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예배는 성도의 존재론적 소명
본서는 예배가 성도의 존재론적 소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배는 주일에 모여 하는 공적인 예배뿐 아니라 가정과 일터, 사회적 지평 속에서 확장되어 온 삶을 구속하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해 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나는 정말로 예배자인가?”라는 질문 앞에 세웁니다. 흐트러진 예배로의 삶을 일깨우고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도록 각성시키는 힘을 지녔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할 수만 있으면 교회 식구들과 함께 읽고 토론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