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예배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의 한부분이 음악이다. 교회 음악가들은 말하길 예배의 중심이 말씀 선포라면 회중찬양과 찬양대가 부르는 성가는 예배 전체의 흐름을 주도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회음악의 내용은 하나님을 찬미하는 것이어야 하고 찬양의 대상은 반드시 하나님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 교회음악이 회중과 가까워지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이유는 중세 교회음악이 사제와 찬양대원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벽을 깨뜨리고 음악을 회중에게 선사한 것은 다름 아닌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이다. 지금 우리가 예배 중에 찬양을 부를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루터가 교회음악의 개혁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종교개혁 이전 교회음악의 모든 가사는 라틴어로 되어 있었으며, 또한 대위법상 교차되어지는 폴리포니(polyphony)형식의 가사로 인해 회중들이 가사를 알아듣기조차 힘들었다. 결국 루터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회중들에게 전함과 동시에, 복잡하고 난해한 음악을 단순하고 쉽게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교회음악사에 있어서 루터의 공로는 매우 가치 있게 평가를 받는다. 세인트 폴 컨콜디아 대학(Concordia college, St. Paul)의 게바우어(V. E. Gebauer) 교수는 루터의 음악을 평가하길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음악을 이용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하심이 위협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음악은 보편적이며 하나님의 선하심을 끊임없이 기억하게 하므로 가르치고 사용돼야 한다. 라고 말했다.” 루터의 교회 음악관은 경건성과 보편성이 균형 있게 하나님 중심적이면서 인간 중심적이었다. 루터는 이러한 음악관을 바탕으로 찬송가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코랄’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고 ‘내주는 강한 성이요’를 비롯한 40여곡을 작사, 작곡했다. 오늘날 교회 음악의 지나친 엄격주의도 인간 이해의 인식이 넓어질 때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필자가 모방송국에서 13년간 클래식과 성가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어느 목사님이 필자에게 와서 말하길 “왜 기독교 방송국에서 미사곡을 틀어주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미사 통상문 <자비송(Kyrie eleison), 대영광송(Gloria in Excelsis Deo), 신앙고백(Credo), 거룩하시도다(Sanctus), 하나님의 어린 양(Agnus Dei)>을 나열하면서, 모든 가사가 하나님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은 죄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505주년 종교개혁의 달을 맞이하여 루터의 공로를 기억하며,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감사를 드린다.
오늘 소개할 찬송은 찬송가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이다. 이 찬송가는 엄청난 불행을 당한 사람이 그 불행 가운데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맛보고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지은 <승리의 찬송>이다. 이곡을 작사한 스패포드(H. G. Spafford, 1822-1888)는 무디 교회의 회계집사로서 시카고에서 명성이 높은 변호사였다. 1871년 10월, 스패포드는 시카고의 대 화재로 집과 섬기는 교회와 전 재산이 불에 타버렸다. 스패포드는 이를 처리하느라 남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는 네 딸과 함께 요양 차 유럽으로 갔는데, 타고 가던 프랑스 여객선 ‘Ville de Havre’호가 영국 철갑선과 충돌하여, 네 딸은 다 죽고 아내만 살아남았다. 아내는 남편에게“나만 살아남았어요.”라고 전보를 쳤는데, 전보를 받고 아내를 만나러 유럽으로 가는 배 안에서 사고 지점을 통과할 때, 그는 밤새도록 울부짖으며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그 때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평안을 맛보고 이 찬송을 작사하였던 것이다. 이곡의 작곡자인 블리스(Philip Paul Bliss, 1838~1876)는 미국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으며, 12살에 예수를 영접하였다. 1860년에는 음악교사로서 일을 시작하였으며, 무디 목사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음악 전도사가 되었다. 이 찬양 책이 출판된 1876년 11월에, 1천여 명의 교역자가 모인 ‘Farewell Hall’에서 작곡자인 블리스의 독창으로 처음 불리어 온 회중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한다.
지난 2020년 10월부터 시작된 찬송가 이야기는 이번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지금까지 2년 여간 함께 해주신 독자여러분께 지면은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찬송이야기는 오늘로 끝이 나지만 우리의 찬양은 하늘나라 갈 때까지, 아니 하늘나라에 가서도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
신상헌 목사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졸업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음악치료학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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