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예수님 예수님 나의 죄 위하여 보배 피를 흘리니 죄인 받으소서”
모든 종교에서 음악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그것은 음악의 발생 그 자체가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북과 종을 울리며 피리를 연주하는 식의 원시 음악은 강렬하고 주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음(소리)을 발생시키는 행위 자체는 정신을 집중시키게 하고 명상적 효과를 불러오며, 또한 그것을 듣는 자에게도 똑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음악이 가진 이러한 효과는 유대교나 기독교에서도 적용되었는데, 독자적 음악을 가진 유대 음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성서의 「시편」이다. 이것은 일정한 선율에 따라 산문의 가사를 노래하는 것으로,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의 모체가 되기도 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박자표가 따로 없이 가사의 흐름에 따른 자유로운 리듬을 나타내는데, 가사는 물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되어있으며 일반적으로 불리는 성가가 아니라 종교의식을 위한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음악이다. 그러므로 교회 음악의 뿌리가 바로 유대 음악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불교의 영향권 안에 있었고 불교의 음악이 우리의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고 있다. 불교 의식음악인 범패, 순수음악인 범음, 조선시대 군왕을 위한 종교음악인 종묘제례악 등 다양한 음악이 있었지만, 절대 다수의 서민층은 종교음악이니 하는 주류 음악이 아닌 그들 나름의 민간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샤머니즘인 여러 신들을 믿었으며 주로 굿에 의해 신앙심이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어왔다.
찬양의 히브리어 어원에는 할랄(Halal), 야댜(Yada), 바락(Barak), 자마르(Zamar), 샤바흐(Sabah)가 있는데, 그중에서 야다는 “두 손을 들어 경배하다.” “두 손을 치켜 올리다.” 하나님께 감사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지극히 존경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들고 그 손을 펴서 하나님께 모든 찬사를 드림을 의미한다. 손을 든다는 의미는 신실한 의미의 찬양과 더불어 구원과 소원을 바라는 간구와 모든 죄에 관한 속죄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순절을 보내며 찬송가를 통해 온전한 찬양과 절박한 간구, 속죄의 제사를 올려드리길 소망해 본다.
오늘 소개할 찬송은 사순절 찬송인 찬송가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이다. 이 곡은 에베소서 2장 16절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라는 말씀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는데, 윌리엄 하워드 돈(1832~1915) 작곡, 패니 크로스비(1820~1915) 작사의 “십자가로 가까이”의 곡조에다가 1905년 김인식(1885~1962)이 가사를 붙였다. 이 곡은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최초의 찬송가로서 김인식은 개화기에 양악의 선구자였고, 민족운동 선봉가이며, 1931년에 나온 ‘신정찬송가’ 편집위원이었다. 이 찬송이 최초로 수록된 1905년은 을사늑약으로 민족의 비통히 사무치던 때로 온 겨레가 나라를 잃은 슬픔에 휩싸였던 어려운 때였다. 이때가 기독교가 성장하는 엄청난 기회였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하는데, 통계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성장이 1905년 교회 참석자가 6,500여 명인데 비해, 1906년에는 약 두 배인 12,0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당시 20세 청년인 김인식이 이 찬송을 만들게 된 것인데 당시에 이 찬송은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김인식은 평남 강서 출신으로 평양 숭덕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음악을 배우게 되었는데, 선교사인 헌트 부인과 스누크 양에게서 음악 이론과 성악을 배우고, 오르간과 바이올린까지 배웠다고 한다. 숭실전문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서울 상동 청년학원 중학부에서 음악 교사가 되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 교사라고 한다. 그 뒤에 기호 학교와 진명, 오성, 경신, 배재 등의 학교에서도 음악을 가르쳤으며, YMCA 안에 합창단을 조직해서 활발히 연주 활동도 하고, 종교교회에선 찬양대를 조직하기도 했다. 헨델의 ‘메시야’를 비롯해서 수많은 합창곡을 번역하여 연주했고, 많은 찬송가를 번역하였다.
희망을 잃은 우리에게 참빛, 참 소망이신 예수그리스도 외에 위로가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신상헌 목사
고신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졸업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음악치료학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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