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 특집
“종교개혁은 ‘도덕과 윤리싸움’이 아니라 ‘기준싸움’이다.”
한국의 10월은 온 세상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듭니다. 갈 수 없는 이북 땅에서부터 나무들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면 남쪽 한라산까지 색동옷처럼 변화를 이어갑니다. 그처럼 한국의 가을은 우리모두를 시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500여 년 전 독일에서의 시월도 그랬습니다. 1517년 10월 31일 루터의 95개조항 논박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한 종교개혁의 바람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기를 갈망하는 전 유럽의 성도들의 가슴을 불태우기에 충분했습니다.
2020년 10월 종교개혁의 달에는 루터보다 훨씬 이전에 개혁의 꿈을 꾸며 살았던 믿음의 선배 중에 두분을 소개하면서 조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낮은마음으로 나누고자합니다. 그 두사람은 영국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와 얀 후스(Jan Hus)입니다. 위클리프는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였고, 후스는 체코에서 올라온 위클리프의 제자입니다. 위클리프의 주장은 명확했습니다.
“교황이 어떻게 신앙의 기준이 될 수 있는가? 기준은(Canon) 오직 성경뿐이다”
라고 외쳤습니다.
교황의 권위가 성경보다 높아져서 그리스도의 속죄의 은총으로 죄사함과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보다 면죄부를 사면 죄문제와 구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교황의 말이 우선시 되었던 시대에 그의 외침은 천둥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종교개혁은 ‘도덕과 윤리싸움’이 아니라 ‘기준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종교 세금문제로 교권(교황)과 속권(황제)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었던 시기입니다. 프랑스 황제 필립 4세와 교황 보니파시오 8세 와의 갈등 속에 교황이 사망을 하게 되자 필립 4세는 교황청을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와서 새로운 교황을 임명하게 됩니다. 그러던 사이 로마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게 되면서 졸지에 두 명의 교황이 탄생하게 된 것 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비뇽 유수’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클리프는 “어떻게 기준이 두명이 될 수 있는가? 결국 교황이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오직 성경만이 우리신앙의 표준이며 규범이며 기준이다.”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근자에 종교다원주의를 통하여 구원에 이르는 다양한 길이 소개되고,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마치 인문학적 소양이 넘치는 사람인 양 이야기들 합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식하고 고집스러운 배타적인 태도인 양 비난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기준이 하나여서 불편한가요?”, “아버지가 한 분이어서 불편하신가요? 한 분 아버지로 인해서 생기는 안정감을 배타적인 태도라고 주장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요?” 위클리프의 신앙을 전수받았던 얀 후스도 동일한 주장으로 개혁의 불씨를 당겼으나 그는 살아있는 채로 화형을 당합니다. 위클리프는 부관참시를 당해 교황청은 죽은 자의 시체를 다시 불태워버렸습니다.
2020년 시월에 우리는 길을 잃고 서성이는 이들을 많이 봅니다. 이념투쟁으로 흔들리는 정치권,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경제인들, 취업문제로 방황하는 청년들, 비대면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교회들. 이것저곳에서 외침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곳이 참 길이다.”, “저곳이 살길이다.” 종교다원주의가 우리 가까이서 더욱 소리높여 소리를 지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길은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생명은 그분에게만 있습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진리도 그리스도 예수안에 있습니다. 교회가 따라가야 할 길은 말씀 뿐이요,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뿐입니다. “기준은 오직 성경이요, 오직 예수 뿐입니다.” 개혁의 달에 이 십자가 복음을 붙들고 단풍으로 물든 산으로 트레킹을 떠나는 건 어떤지요.
“아버지가 한분이어서 참 좋습니다.”
편집국장 최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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