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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발행인칼럼

"외로움"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14:18)

  사람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다. 하나님이 아담을 만드시고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므로 여자 하와를 만들어서 그에게 돕는 배필로 주시면서 서로 협력하여 살아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간다. 은퇴하신 목사님이 치매에 걸리셨다는 말을 들었다. 외로움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1인 가구가 2022년 기준 총 739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4.1%를 차지한다. 이는 2005년 20%보다 14.1%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되어 2052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1.3%를 차지해 약 962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주의 연령대는 2022년 기준으로 30대 이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2052년에는 70대 이상의 가구주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아질 것이며 특히, 80세 이상의 1인 가구 비중도 23.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진행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1인 가구는 다양한 이유로 늘고 있다. 청년층의 독립과 결혼 지연, 중장년층의 이혼, 노년층의 배우자 사망 등으로 인해 독립적인 생활을 선택하거나 불가피하게 1인 가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생활양식의 변화와 함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각종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건강 악화 등의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1인 가구 시대는 경험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린이 집, 유치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 이제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는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피아노를 삽니다.’하는 현수막이 보였다. 전화를 했더니 피아노를 사기도 하고, 버리는 피아노를 처분해 주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 집에는 35년 전에 딸과 아들이 치던 삼익피아노가 있다. 이제는 교회 반주자로도 쓰임 받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제 이 피아노를 칠 사람도 없고 이사를 해야 해서 그냥 가지고 가기에는 짐이 되니 처분하고 싶어서 전화를 드렸다. 아저씨는 오히려 10만 원을 주면 처분해 주겠다고 한다. 살 때는 없는 돈 끌어 모아서 비싸게 샀는데, 이제는 피아노한테 돈을 붙여서 팔아야 한다니 참 씁쓸하다. 수명이 다하여 버려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 사람이 없어 버리려니 아깝기 그지없다.  

  아저씨가 하는 말이 더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피아노를 치는 아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적게 낳다보니 피아노를 배우려는 아이도 줄고, 힘들여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년층의 마음은 점점 더 외로워진다.

  좋은 악기를 배워서 사회에 봉사도하고 정서도 순화시키는 문화적인 가치도 사라지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 골목마다 시끌벅적하던 아이들의 소리는 사라지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노인네들만 가끔씩 지나간다. 시골 집집마다 마당에서 구슬치기, 비석치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하던 아이들이 다 사라지고 고독하고 외롭기만 한 우리의 부모님들만 남아 자식들에게 소식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간병하기 힘들어지면 노인 요양원이나 노인요양병원의 신세를 져야하는 우리의 현실은 철저한 고독의 인생, 외로움의 인생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아들 딸이 다 결혼하고 이제 우리부부 둘만 남았는데 언젠 가는 한 사람은 가고 한 사람이 남을 텐데, 그 때 남는 사람은 정말 외로운 사람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내가 먼저가고 남편이 남는 것보다는, 남편이 먼저가고 아내가 남는 것이 좀 낫지 않나 생각해 본다. 

  어떻든 세상은 참 고독하고 외로운 곳이다. 이제 나도 은퇴를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철저하게 홀로서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치매가 올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외로운 인생길에 나를 홀로 버려두지 않고 나와 함께 하시는 분이 계시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그분은 바로 성령님이시다.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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